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일본 역사상 미증유의 대지진과 쓰나미로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이 폭발한지 5주년(11일)이 다가오지만,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는 지금도 매일 400t가량의 오염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8일 지지통신이 보도했다.

오염수는 핵연료가 녹아내리는 등 심하게 훼손된 원자로 건물 내부에 지하수가 흘러들어 방사성 물질과 섞이면서 만들어진다.

이에 도쿄(東京)전력은 지난해 가을부터 오염수 증가를 억제하고 오염된 지하수가 바다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세웠지만 현재로서는 무용지물이다.

도쿄전력은 2014년 6월 국비 약 345억 엔(약 3534억원)을 투입해 오염수 증가를 막기 위해 원전에 '동토차수벽'(凍土遮水壁)을 설치했다. 동토차수벽이란 말 그대로 '땅을 얼려 벽과 같이 만들어 그 안으로 물이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는 장치'이다. 원전 주변에 길이 약 1.4㎞의 동결관을 설치한 뒤 냉각제를 순환시켜 땅을 얼리는 방식으로 지하수의 원전 유입을 차단하는 전례없는 건설 공사다.

그러나 지난 2월 동토차수벽 형성에 필요한 시설물 공사는 완료했지만, 원자력규제위원회로부터 동결 조치 인가를 얻지 못하고 있다. 냉각 실험에서 땅이 완벽하게 얼지 않는 등의 문제가 지적된 것이다. 거액을 들여 공사를 했지만 개시도 못하고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이 외에도 도쿄전력은 원전 1~4호기 주변에서 원전으로 유입되지 않은 지하수를 퍼 올려 방사성 물질 농도를 낮춘 후 바다로 방출하는 것도 계획했다. 항만에 강철로 차수벽을 만들어 오염된 지하수가 바다로 유출되는 것도 방지하고, 지하수에 섞여 있는 방서성 물질 농도를 낮춘 뒤 방출할 예정이었다.

차수벽은 완성돼 항만 내의 방사성 물질 농도는 낮아졌지만, 퍼 올린 지하수 일부에서 방사능 농도를 낮추지 못해 바다로 방출할 수 없어 다시 원전 부지 내로 이송하면서 오히려 오염수의 증가 속도를 높이는 결과를 초래했다.

오염수 처리도 골칫거리다. 도쿄 전력은 현재 10m 높이의 강철 탱크 안에 오염수를 저장하고 있지만 용량에 한계가 온 상태다. 탱크에 보관하고 있는 오염수는 지난 2월 시점에서 약 78만t에 이른다. 누수 위험이 있어 사용을 중단한 간이형 탱크까지 동원돼 오염수를 저장하고 있다.

또한 방사성 물질 정화 장치인 'ALPS'(알프스)로 정화 처리가 끝나지 않은 오염수는16만t이 남아있다. 방사성 물질 정화 완료 시기는 예상할 수 없다.

김혜경 [chki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