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 새는 수돗물을 막기 위해 노후 지방상수도 개량 사업에 국고가 일부 지원된다.

정부는 28일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주재로 제17차 재정전략협의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지방 상수도는 법률상 지자체가 상수도 요금 등을 재원으로 자체 투자해야 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열악한 시ㆍ군 재정과 28.8%에 달하는 농어촌 누수율을 고려해 중앙정부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정부는 1단계로 내년에 군 지역 20여곳을 우선 지원하고 사업성과를 검토해 시 단위로 지원대상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재원은 지역발전특별회계이며 내년 예산부터 반영된다.

지난해 환경부 실태 조사에서 개량이 시급한 상수관로는 3000㎞, 정수장은 41곳이었다. 이를 모두 보수하려면 3조원 가량이 든다. 법적 내구연한이 지난 상수도시설(상수관로 5만5000㎞, 정수장 286곳)을 전부를 개량하려면 무려 28조원이 필요하다.

정부는 사업 우선순위와 적정성 등을 사전 검토해 타당성이 있는 사업만 지원하고 상수도 요금 현실화, 투자실적 등을 고려한 차등 지원으로 자체 투자를 유도하기로 했다.

전체 투자규모와 연차별 사업 계획은 오는 8월 조세연구원의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면 최종 확정된다. 기재부는 최근 조세연에 노후 지방상수도 현황과 재정지원 체계, 지방상수도 관리운용 효율화 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맡겼다.

2단계 시 단위 확대의 경우 1단계 성과와 민간투자사업 등 사업추진 방식 설계를 함께 검토키로 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4년 상수도 누수량은 전 국민이 48일간 쓸 수 있는 6억9000만㎥였다. 팔당호의 2.7배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6059억원에 이른다.

군지역 수돗물 생산원가는 특별·광역시의 2.6배 수준이지만 수도요금은 30%밖에 높지 않아 요금 현실화율은 43.4%에 그치고 있다.

정부는 노후 상수도 개량 사업이 시작되면 상습 가뭄 지역에 안정적으로 수돗물을 공급하고 누수를 막아 연간 1700억원의 수돗물 생산비를 아끼고 4572명의 지역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태형기자 kth@